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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j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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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환학생 경험 보고서
2018. 5. 21.

서강대학교에서 일본 도쿄에 위치한 조치대학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이 작년(2017년) 가을학기이다. 9월부터 1월까지의 짧은 일본 생활동안 생활 노하우 등을 얻었던 것이 있어서, 서강대 측에 교환학생 경험보고서를 제출하며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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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및 지원 동기

초등학생 때 캐나다에서 1년 8개월간 생활하면서 외국 문화를 많이 접했습니다. 서양에서 어느 정도 생활하다 보니, 다른 동양 국가에서 살아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 중 아시아의 선진국 일본에 가장 마음이 끌렸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이나 드라마, 음악, 서적,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일본 문화를 접했던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이 된 후, 일본이라는 나라가 궁금하여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등 다양한 지역에 여행을 자주 다녔습니다. 그렇지만 여행에서 얻는 것과 실제로 생활하며 습득하는 지식 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인 친구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제가 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기(4학기)에 교환학생을 신청하였고, 마침내 2017학년도 가을학기에 조치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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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 전 준비사항과 주의할 점

지원 조건

우선 교환학생 지원 조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치대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싶으시다면 지원 전형에 따라 일정 기준의 일본어 혹은 영어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제가 지원한 일본어 전형의 경우 JLPT N1을 요구하였습니다. (점수는 따지지 않으므로, 180점 만점에 100점 이상 득점하시면 됩니다.) 영어의 경우에는 자세히 모르지만 일정 이상의 iBT TOEFL 점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일본어권으로 지원하면 영어 강의를 듣지 못하고, 영어권으로 지원하면 일본어 강의를 듣지 못한다는 점입니다(물론 일본어 어학 강의는 들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할 때 필히 자신이 듣고 싶은 강의가 개설되는지 실라버스를 조회하시기 바랍니다.

조치대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영어강의는 인문 계열으로 제가 본 대부분의 영어로 지원한 학생은 인문 계열 학생이었습니다. 또한 주의하셔야 하는 부분은 지원 가능 학점 기준이 일반적인 교환학생 기준인 CGPA 2.7이 아니라 3.0 이상이라는 점입니다.

필요 서류

교환학생 생활 전 조치대에서 요구하는 서류는 크게 3가지로, (1)학업계획서와 (2)건강진단서, (3)교수님 추천서입니다.

(1) 학업계획서의 경우 저는 일본어권으로 지원하였기 때문에 일본어로 500자 내외를 작성하여야 했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미리미리 작성해 두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말 간단하게 글자수만 채워서 냈는데 크게 내용은 보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2) 건강진단서의 경우 학교에서 요구하는 검사 항목이 있는데요, 이를 모두 검사할 수 있는 병원을 미리 확인해두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집 근처의 의료검진 전문기관을 이용하였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필수 항목을 모두 검사하지 못하는 병원이 있을 수 있으므로 꼭 전화로 검사가 가능한지 확인하세요. 또한, 진단서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꼭 미리미리 진행해 두시기 바랍니다. 제 경우에는 다행히 하루만에 받을 수 있었습니다.

(3) 교수님 추천서의 경우 두 분의 교수님이 일본어 혹은 영어로 작성한 추천서가 필요했습니다. 아무래도 전통적인 서강대 수업에서는 교수님께서 학생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제 경우에는 대략적인 내용을 작성한 뒤 확인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유 있게 일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저는 서류 제출 데드라인을 넘길 뻔해서 곤란했습니다. 최소한 다 합쳐서 2주 정도는 소요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편합니다.

비자 발급

대학이 요구하는 서류를 모두 국제팀에 제출하면 잊어버릴 즈음해서 서강톡톡으로 관련 서류가 도착하였다는 소식이 옵니다. 입학허가서와 재류자격인정증명서인데요. 이 중 재류자격 인정증명서와 여권, 증명사진 등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광화문에 위치한 일본대사관을 방문하면 다음날 비자 수령이 가능합니다(한 학기 교환학생이라도 1년 재류허가가 나옵니다). 발급 금액은 소요되지 않았지만 간단한 비자 서류 작성이 필요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일본 대사관 홈페이지에 관련 양식이 있으므로 미리 인쇄하여 작성해 가시면 시간을 아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자를 받은 후 일본 공항에 입국하게 되면 일반적인 줄이 아닌 장기체류자 전용 줄에 서시면 더욱 빨리 수속을 끝마칠 수 있으므로 참고하세요. 또한 비자 발급 후 처음 공항에 가게 되면 나리타나 하네다 공항의 경우 공항에서 바로 재류카드(在留カード; 우리나라의 외국인등록증) 발급이 가능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항에서 발급받지 않는 경우, 과정이 복잡하다고 합니다.

또한 공항에서 재류카드를 발급받을 때에 자격외활동허가라고 하는 아르바이트 허가도 함께 받아놓으면 편합니다. 공항에서 받지 않는 경우, 주민등록을 진행한 후 구역소(区役所)에서 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매우 귀찮습니다. 저도 아르바이트를 해 볼까 하다가 구역소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이 너무 귀찮은 나머지 그냥 포기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후회가 되기도 하네요.

비행기표

일본에 비행기를 타고 갈 때 일반적인 국적기(대한항공, 아시아나 등)을 이용하거나 저가항공(LCC)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국적기의 경우, 좌석이 더 편안하고 여정변경 수수료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다만 이것도 비싼 표를 구입했을 때에 한합니다). 또한 일본 국적기인 JAL(일본항공)이나 ANA (전일본공수)의 경우, 한일간 노선에서 이코노미 클래스를 탈 때에도 23kg 수하물 2개를 허용해 줍니다. 비행기표가 저렴할 때에는 차라리 저가항공에 수하물을 추가하는 것보다 일본 국적기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돈을 아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에 더불어 국적기의 경우 편도보다 왕복 표를 더 저렴하게 판매할 때가 많습니다. (이 경우 돌아오는 표는 버리게 됩니다.)

저가항공의 경우, 일반적인 항공사에 비해 많이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특히 한일간 비행기표는 수요가 많아 공급도 많기 때문에 다양한 항공사에서 거의 매달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대표적인 저가항공으로는 제주항공이나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진에어 등이 있습니다. 얼리버드 특가나 그때그때 열리는 특가를 이용하면, 편도의 경우 가격을 7만원 내외(위탁수하물 포함)으로 잡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레이윙즈 등의 항공권 특가 알림 앱을 설치하시면 푸시 알림으로 알림이 옵니다. 그때그때 여유 있게 항공권 구입을 하는 것을 권합니다.

이 외에 급하게 비행기표를 마련하셔야 한다면 스카이스캐너나 카약 등의 항공권 구입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한국에서 도쿄까지는 아무리 길어도 총비행시간이 3시간을 넘지 않아서, 저가항공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석의 불편함이 걱정되신다면 2만원 정도를 추가하여 자리가 넓은 비상구 좌석을 유료지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위탁수하물의 경우 항공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요. 너무 비싸다 싶으면 선편을 통해 일본의 집 근처 우체국으로 보내어 방문수령하는 방법(局留め)도 있다고 합니다. 참고해 두세요.

아마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워킹 홀리데이를 많이 가는 국가 중 하나여서 인터넷에 워홀 등으로 검색하면 자료가 무척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일본에 가기 전에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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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신청

조치대학에서 교환학생이 듣는 수업에는 크게 2가지가 있는데요, 일본어 어학수업과 일반 전공수업이 그 둘입니다. 우선 일본어 수업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공 수업의 경우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치대학의 경우 서강대처럼 미리 수강신청을 해 두는 것이 아니라 학기 시작과 동시에 수강신청이 진행됩니다. 따라서 개강 후 1~2주 정도의 짧은 기간동안에는 자유롭게 강의를 들어보고 정식으로 수강신청을 하거나 아니면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수강신청 기간과 수강정정 기간이 동시인 관계로 수강신청 기간이 지나면 서강대처럼 완전히 성적표에서 과목을 지우는 ‘드랍’을 할 수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전공 과목 하나를 듣다가 수강신청 기간에서 하루가 늦어져서 드랍을 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대신 이런 경우에는 중간고사가 끝난 후 몇 주 후(제 경우에는 12월 초) ‘수강포기’ 라고 하는 제도를 통해 해당 수업을 ‘W’로 표시하여 평점평균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강포기를 결정한 후에는 수업에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이렇게 하면 아예 과목 변환이 되지 않아 서강대의 드랍과 똑같은 결과가 된다고 합니다.

단, 수강포기 기간은 5일밖에 되지 않고(제 경우에는 12월 초 월~금) 기간에 대한 통지는 메일로 간략히 이루어지므로 기간을 놓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오는 이메일에 대해 알림이 오도록 스마트폰을 설정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일본어 수업의 경우에는 개강 1~2주 전 독해와 작문 능력을 평가하는 조치대학 자체 일본어 배치고사를 보게 됩니다. 일본어를 처음 접한다면 시험을 보지 않고 제일 초급반에 들어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배치고사 결과에 따라 적합한 수준의 일본어 강의가 정해지고 그 수준이 아닌 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직접 언어교육원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하여 자신의 일본어 능력을 증명하여야 합니다. 저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에 정해진 수준의 일본어 강의에 수강신청을 진행하였습니다. 직접 한 학기 간 다녀보니 같은 수준의 일본어 반 친구들은 실력이 다들 비슷하였는데 시험의 신뢰성이 꽤 높은 것 같습니다.

거주

저는 이전 경험보고서를 참조하면 조치대학이 제공하는 기숙사가 그렇게 질이 좋은 것 같지 않고, 서울에서 나고 자라 지금까지 하지 못한 자취를 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혼자서 부동산을 통해 방을 구해 한 학기간 자취 생활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자취가 가지는 장점이 무척 많지만 계약을 하는데 큰 수고를 해야 하고 상당한 금액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본의 방은 보통 외국인 계약불가인 집이 꽤 있고 있어도 보통 보증회사와의 계약이나 일본인 보증인이 필요하며 오랜 기간 방을 빌리는 임대자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 학기간 거주하기 위해 방을 빌리기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또한 도쿄는 월세인 야칭(家賃)이 비싸기도 하지만 이외에도 소요되는 금액이 많아서 우리나라의 보증금과 계약금에 해당하는 시키킹(敷金)과 레이킹(礼金)도 꽤 많이 소요되었으며 맨션(아파트) 관리비, 전기세, 수도세 등도 생각보다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계약 후에 방에 들어가면 있는 시설은 화장실과 작은 부엌밖에 없어서 침대부터 책상, 세탁기, 냉장고 등을 모두 마련하여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소요된 금액을 다른 곳에 썼다면 더욱 풍족하게 생활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기숙사의 경우 같은 일본어 반의 외국인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면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다들 그 금액값을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특히 소시가야 국제학사의 경우에는 학교까지의 교통편이 지옥이라서 편도 통학에 1시간이 넘게 걸리고(1회 환승 포함) 정기권 금액도 한 달에 15만원 정도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거주한 아키하바라秋葉原 지역에서 학교까지는 쾌속(급행) 전차를 이용하면 환승 없이 7분이 소요되었고 한 달에 3만원도 들지 않았습니다: 2880엔)

제가 추천하는 거주 형태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짧게 이용하는 셰어하우스에서 거주하거나 일본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것입니다. 셰어하우스의 경우 입지조건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가구도 미리 갖추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방음이 안 되는 셰어하우스도 있다고 하니 알아보실 때 조건을 잘 따지시기 바랍니다. 홈스테이의 경우 일반적인 일본인 가정에서 빈 방을 내 주는 형식인데요, 아침이나 저녁이 나오는 경우가 많고 일본인 가족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일본어 반의 친한 프랑스인은 홈스테이를 하면서 떡 만들기, 해넘이소바(年越しそば) 먹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서 프랑스에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고 하네요. 그래도 혹시 자취를 하고 싶으시다면 저처럼 직접 맨땅에 방을 구하려고 헤딩하시지 마시고 가구가 대체로 갖추어져 있는 레오팔레스21 등을 이용하시는 것이 여러 의미에서 이득일 것 같습니다.

집을 구할 때에 교통편도 꽤 중요하게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고 환승할인도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여러 노선을 넘나들면서 통학하게 되면 몸도 힘들지만 지갑도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급적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지역에 집을 구하시고 혹시 환승을 해야 하는 경우에도 같은 회사의 노선으로 환승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정기권 가격은 조르단(ジョルダン) 등의 일본 웹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시 몰라서 말씀드리지만 일본에 와서 방을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한 가지 강조하겠습니다. 일본 입국 후 자신이 계속 있을 주소를 확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계좌 개설, 휴대폰 개통 등의 필수적인 금융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재류카드(신분증)에 주소가 박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소가 없으면 주소를 기재한 후 돌아오라는 소리만 듣게 됩니다. 거주지는 꼭 확정하고 출국하셔야 마음이 편함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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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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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반복되는 인신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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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사고가 나거나 하여 교통편이 끊기면 연계 교통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금

일본은 현금 중심 사회라는 것을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맥도날드에 카드결제기가 도입된 것이 제가 교환학생 생활을 하던 중인 2017년 10월 중인 것만 봐도 얼마나 현금이 막강한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 아실 텐데요. 일본은 일반적으로 물품 가격에 소비세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가 포함되지 않은 데다가 그 수치도 애매하게 물품 가격이 8%라서 108엔, 432엔, 864엔과 같은 짜증나는 물품 가격에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또한 일본은 우리나라의 만원인 천엔부터가 지폐라서 밑의 100엔(천원), 500엔(오천원)은 모두 동전입니다. 따라서 동전을 계획적으로 쓰지 않으면 미친듯이 쌓이게 됩니다. 이는 가치가 없어서 자판기에조차 들어가지 않는 1엔짜리 동전이 특히 그렇습니다. 한국의 남성 분들은 특히 지갑에 동전을 넣을 곳이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인데요. 필히 동전 수납 주머니가 들어 있는 지갑을 구매하여 일본에 오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겨우 한 달간 동전지갑 없이 생활했는데도 300개가 넘는 1엔, 5엔, 10엔 동전이 쌓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일본의 은행 ATM은 동전을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1엔까지도 말이죠. 저는 그래서 귀국 며칠 전 집 근처 은행에 들러서 모조리 계좌에 입금했습니다. 그랬더니 1500엔도 넘는 금액이 나오더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만오천원입니다… 동전으로만요! 꼭꼭 계획적으로 동전을 소비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일본은 카드가 안 되는 경우가 매우 많고 카드가 되어도 일본 발행 카드만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갑에 늘 7천엔 정도는 가지고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도쿄에 있는 일반적인 식당의 경우 보통 7800엔(점심) 1000엔(저녁)부터 시작하고, 술을 먹기 시작하면 34천엔, 괜찮은 곳은 5천엔까지도 깨집니다. 사람 일은 어찌될 지 모르므로 어느 정도 현금은 챙겨두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통신. 일본의 3대 통신사는 NTT 도코모, 소프트뱅크, au(KDDI)인데요, 이 경우 간단한 계약부터 2년 약정을 요구하고 위약금도 상당하므로 일반적인 단기 유학생은 우리나라의 알뜰폰에 해당하는 가쿠야스심 (格安SIM)을 사용하게 됩니다. 가쿠야스심의 경우 기본료 및 통신료가 저렴하고 약정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그래도 음성통화가 붙어 있는 유심의 경우 1년 약정에 위약금이 9,800엔(+8% 세)입니다. 택배 등에서 음성통화를 쓸 일이 발생하긴 하지만 없어도 불편을 감수하면 대부분의 일은 가능해서 SMS만 되는 심만 구매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음성통화가 없는 심의 경우 기본요금이 더 저렴하고 위약금도 없습니다.

사실 일본은 공적인 일에서만 음성통화나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대체적인 메신저 및 통화는 LINE을 이용해서 합니다. 전화도 LINE 무료통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LINE은 SMS가 가능한 번호가 없으면 기능이 다수 제한되므로 SMS 정도는 꼭 붙이시기 바랍니다.

가쿠야스심의 단점은 회사에 따라 할당된 전파 대역폭이 달라서 너무 싼 유심을 사용하시면 분명 4G라고 뜨는데 속도는 우리나라 3G보다 못한 상황을 자주 경험하실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전자제품 판매점 빅카메라(BIC CAMERA)의 BIC SIM이 있습니다. 요즘은 속도가 더 빠르고 가격은 별로 차이나지 않는 라인모바일(LINE MOBILE)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이 경우 유명 SNS(라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 데이터 사용은 무료로 해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러 통신사를 잘 비교하셔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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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교통카드 전용> 자판기, 잘 보면 동전을 넣을 수가 없어요!

은행

일반적으로 일본의 은행은 거주 기간이 6개월이 되지 않는 외국인의 계좌 개설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일반적으로 개설이 되는 은행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우체국은행에 해당하는 유초은행(ゆうちょ銀行)입니다. 우리나라의 우체국은행이라고 했지만 정말정말 큰 은행이라서 일본 3위 안에 들어가는 은행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우체국이 정말 많은데 우체국 안에 무조건 창구나 ATM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일본은 같은 은행 ATM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해도 영업시간 외의 경우 수수료 108엔을 징수하며(타행은 216엔) 영업시간은 9시부터 16시까지인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하세요. 일요일에는 ATM 입금 업무도 제한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유초은행에서 계좌를 만드려면 신분증인 재류카드와 인감을 지참하여 집 혹은 학교 근처의 지점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또한 전화번호를 보통 요구하는데 따라서 핸드폰을 먼저 개통하신 후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 특별히 전화가 오지는 않아서 일반적인 핸드폰 번호인 070(080/090)-XXXX-XXXX 이렇게 작성해서 내셔도 된다고 합니다(저도 그냥 들은 것이므로 잘 확인하세요). 또한 제 경우 인감을 한국에서 만들어 가는 것을 깜빡하여 4천엔이라는 거금을 허접한 나무 인감에 써야 했습니다. 꼭 한국에서 만들어 가세요. 또한 집이나 학교 근처가 아닌 신주쿠의 지점에 방문했더니 개설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집이나 학교가 속해 있는 구에서만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안전하게 필요 항목을 잘 참조하여 계좌를 만들도록 합시다.

통장의 경우 신청 즉시 발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청서를 작성하면 2~3주 뒤 자택으로 통장과 현금카드와 통장이 배송되어 옵니다. 이는 실제 주소를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는 계좌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최대한 빨리 개설 신청을 해 두는 것을 권합니다. 인터넷뱅킹인 유초다이렉트(ゆうちょダイレクト)의 경우에도 신청 후 1주 정도 지나서 도착하는 인증코드를 입력해야 이체 등이 가능해지므로 일처리를 미리미리 해 두어야 합니다. 그래도 공인인증서가 없이도 이체가 돼서 매우 편했습니다.

유초은행 외의 다른 은행(미쓰이스미토모 은행; 三井住友銀行 등)에서도 계좌 개설이 된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제가 방문한 지점은 모두 불가했습니다. 지점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카드 사용하기

일본에서 카드는 받아주는 지점이 많지 않아 간간히 보이는 수준입니다. 일반적인 식당이나 개인 이자카야는 거의 안 되고, 백화점이나 마트, 체인점 등에서나 됐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엔화로 결제할 수 있는 카드가 있으면 큰 도움이 됩니다.

대표적으로 일본 아마존(속칭 일마존)을 이용하거나 할 때 그렇습니다. 제 경우에는 라인 페이 카드(LINE Pay Card)라고 하는 충전식 JCB 카드를 이용했는데요. 은행 계좌를 연결하면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천 엔 단위로 충전이 가능해서 거의 체크카드처럼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은행 계좌가 연결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로손 등의 편의점에서 쉽게 충전이 가능합니다. 일본 신용카드 회사 JCB가 달려 있어서 안 되는 가게도 거의 없었구요. (안 되는 경우는 비자나 마스터만 받던 집 근처 이자카야와 1엔 가승인이 되어야 이용할 수 있는 몇몇 온라인 숍이었는데 많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라인 페이 카드를 사용하려면 SMS 수신이 가능한 번호가 있어야 합니다. (음성통화는 없어도 괜찮습니다)

뿐만 아니라 결제 금액의 2%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라인 포인트로 쌓여서 1만엔을 쓰면 200엔이 적립되는 수준이었습니다. 조금씩 쌓여서 몰랐는데 한 달에 2천엔이 쌓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혜택도 있으므로 가급적 카드로 결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발급은 인터넷을 통해 진행하여야 하고(제가 있을 땐 편의점에서 구매도 가능했는데 없어졌습니다) 도착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되므로 빨리 진행해 두시는 것을 권합니다.

제가 일본 교환학생 생활을 할 때에는 만 20세가 되지 않아서 이용하지 못했는데 일본의 신용카드 중 외국인에게도 간단한 심사를 통해 발급이 가능한 신용카드가 있다고 합니다. 학생 비자에게도 쉽게 발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아마존 신용카드 등이 그 예시인데요. 이 경우에는 충전도 필요 없고 혜택도 쏠쏠하므로 한 번 시도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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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본 대학에 통학하게 되면 정기권을 발급받게 되는데, 이때 스이카에 출발역과 도착역, 그리고 경유 경로가 잉크로 기록됩니다.

파견 대학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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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요쓰야 역에서 바라본 맑은 날 요쓰야 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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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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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대학 건너편에서 바라본 JR 요쓰야 역(JR四ツ谷駅)

요쓰야 캠퍼스

학부생이 이용하는 조치대학의 캠퍼스는 보통 요쓰야(四ツ谷) 역 근처에 위치한 요쓰야 캠퍼스 입니다. 조치대 하면 생각나는 캠퍼스이며 제일 큰 캠퍼스이기도 합니다. 크기는 체감적으로 서강대의 정문에서 리치과학관까지였습니다. 다만 언덕이 하나도 없어서 빽빽히 건물이 들어서 있기에 생각보다 많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완공된 6호관(소피아 타워)는 웅장한 겉모습과 에스컬레이터까지 위치한 시설, 최신식 강의실을 가지고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제가 주로 이용한 시설은 위에서 말씀드린 6호관과 언어 수업이 진행된 기오이자카 빌딩(紀尾井坂ビル), 2호관(2号館), 엠마오관과 같은 역할의 호프만 홀(Hoffmann Hall), 중앙도서관(中央図書館) 등이었습니다. 이 중 6호관이나 기오이자카 빌딩은 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건물이라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언어 수업이 진행되는 기오이자카 빌딩이 정말 캠퍼스 구석에 있어서 수업을 들으러 갈 때마다 힘들었습니다.

2호관

2호관은 각종 행정팀이 모여 있는 건물입니다. 1층에 위치한 학사 센터(学事センター) 등에 찾아 가면 다양한 질문에 친절히 상담해 줍니다. 취업지원팀도 있습니다. 장학금을 받는 경우 이곳에 매달 방문하여 서명을 하여야 다음 달에 장학금이 들어오므로 자주 방문하게 됩니다. 또한 지하 1층에는 교과서나 문구류를 파는 서점Kikunoniya이 있는데 서적이나 문구류 할인율이 꽤 높아서 (서적 22%, 문구류 12%로 기억합니다) 인터넷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했습니다. 없는 책도 신청하면 구매를 전제로 들여놓아 주시므로 자주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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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 홀

호프만 홀은 각종 동아리방이 모여 있는 건물으로서 기오이자카 빌딩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국제교류 동아리 이외의 동아리에 지원하게 되면 여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Socomi 등 국제교류 동아리는 동아리방이 없습니다). 저는 동아리방에서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선배가 기증한 PS3, Wii U 등의 게임기로 게임을 하며 놀았습니다. 매주 금요일에는 강의실을 빌려서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배우거나 함께 술자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다만 동아리방의 크기는 엠마오관의 방보다도 작은 수준이므로 크게 기대하지는 마세요. 엠마오관이 그런 것처럼 동아리방 내부 청소도 보통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도 4~5월만 되어도 모기가 창궐하는 엠마오관과는 달리 모기는 없어서 좋았습니다. 동아리에 관한 내용은 뒤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5층에는 할랄 푸드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는데 학내 식당 중 유일하게 값어치를 하는 식당이었으므로 가끔 방문하였습니다. (학내에는 11호관 지하, 2호관 5층 등 많은 식당이 있는데 400엔 정도 지불해도 우리 학교의 1800원 학식우정관 가마 정도의 음식이 나와서 늘 경악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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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만 홀 옆에서, 조치대 마스코트

중앙도서관

중앙도서관은 호프만 홀이나 기오이자카 빌딩에 들어가는 길 무렵에 위치한 큰 건물인데요. 크기도 크지만 높이도 높아서 장서 수가 꽤 많은 것 같았습니다. 또한 공부할 자리도 많아서 책을 보고 싶을 때 방문하면 시험기간에도 늘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실에는 충분한 수의 컴퓨터가 비치되어 있고 학부생의 경우 일정 매수까지는 인쇄를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종이도 제공되므로 과제 제출 등을 할 때 참 편했습니다. 빌릴 수 있는 책 권수나 기간도 넉넉했고 인터넷으로 쉽게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서 분들도 늘 친절하므로 자유롭게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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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이치가야 역 인근 (2018년 1월 22일) — 이날 눈사람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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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이 컸던 이치가야 캠퍼스 인근 아부라소바(油そば)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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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가야 캠퍼스는 악명 높은 야스쿠니 신사(靖国神社) 인근입니다...

이치가야(市ヶ谷) 캠퍼스

대부분의 교환학생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수학과나 컴퓨터공학과 학생이 일본어로 조치대학에 지원하게 되면 정보이공학과(情報理工学科)에 배치될텐데요. 정보이공학과의 전공 강의는 많은 수가 이치가야(市ヶ谷) 역 근처에 위치한 이치가야 캠퍼스에서 열립니다. 제 경우에는 이산수학(離散数学)이나 상미분방정식(常微分方程式) 수업이 이치가야 캠퍼스에서 열려서 두 캠퍼스 사이를 왔다갔다해야 했습니다. 두 캠퍼스 간 거리는 그렇게 멀지는 않고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립니다. (쉬는 시간 15분 안에도 약간 서두르면 가능한 정도입니다.) 가까워도 캠퍼스 간 이동이 생각보다 힘들었습니다. 가급적이면 강의가 열리는 캠퍼스를 잘 확인하여 동선이 편하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기타 시설과 식사처

이외에 이용한 시설으로 북문(北門)에 있는 세븐일레븐이나 11호관 지하의 야마자키 편의점이 있었습니다. 식사의 경우 저는 점심에 대부분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요쓰야 역의 요쓰야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식당가나 도쿄 메트로 고지마치(麹町) 역 근처의 식당가에서 먹었습니다. 가격이 보통 800엔900엔 사이이지만 오피스타운 근처라 그런지 무척 음식이 괜찮았습니다. 대부분의 일본인 조치대학생에게 물어보면 위치를 알려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거나 컵라면으로 먹는 학생들도 많았고 12시30분13시30분간의 점심 시간에는 모든 학생식당이 2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볐습니다. 다만 저는 그렇게 기다려서 그 음식을 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학생식당 중에서는 2호관 5층의 서브웨이나 호프만 홀 5층의 할랄 식당이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살다 보니까 아침식사할 곳을 찾기가 힘들었는데요. (조치대학에서는 기숙사에 살아도 식사가 제공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히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2호관 5층 학생식당에서는 조치대학 후원회의 후원에 의해 100엔에 간단한 아침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밥, 된장국, 구운 생선이나 튀김, 반찬 하나로 구성되는 식사인데 이 경우에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샌드위치를 좋아하시는 경우에는 바로 옆에 서브웨이에서 작긴 하지만 100엔 샌드위치 콤보를 판매합니다. 이 경우에는 탄산음료까지 제공해서 좋았습니다. 다만 제공 시각이 아침 8시~9시로 일찍 일어나지 못하면 먹지 못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시간을 놓치면 원래 가격인 350엔 정도를 내고 먹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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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명이 가도 참 아담한 불판이 인상적이었던 학교 근처 야키니쿠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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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일본어4 수업 장면, 히로타(広田) 교수님의 독해 시간

수업 및 학사 관련 사항

수강신청하는 방법은 위에서 자세히 설명하였으므로 이곳에는 조치대의 학사 제도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제가 들은 강의에 대한 소개를 하려고 합니다. 조치대 일본어 전공 강의의 경우 대부분 1주 1회 90분 수업으로 2학점 수업입니다. 따라서 서강대의 3학점 과목으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유사한 과목 2개를 합쳐 4학점으로 만든 후 3학점으로 변환하거나, 3개를 합쳐 6학점으로 만든 후 3학점 과목 2개로 변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변환의 경우 학과장님 및 수업에 해당하는 학과와의 상담을 통해 반드시 허가를 받도록 합시다. 제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변환하였습니다.

Intensive Japanese 4 (8학점) → 미디어일본어 (3학점), 시사일본어 (3학점)

이산수학 (2학점), 미분방정식의 기초 (2학점), 상미분방정식 (2학점) → 이산수학 (3학점) 미분방정식 (3학점)

컴퓨터공학과 학생이지만 가을학기에 열리는 수업 중에 마땅히 변환할 만한 수업이 없어서 일본어와 수학만 수강하였습니다. 때문에 지금 시간표가 꼬여서 난리가 났네요… 선후수과목, 실험 등으로 인해 매우 골치가 아픕니다. 공대생의 경우에는 꼭 앞으로의 시간표 마스터플랜을 짜셔서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조치대학교의 시간표는 1교시(1限)가 9시 15분부터 시작하며 각 교시는 90분 수업과 15분 휴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교시와 2교시가 아침 수업이고 나머지는 오후 수업이 되는데요, 제 경우 아무리 늦어도 3교시 이후의 수업은 듣지 않았기에 저녁 수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요.

특이한 점은 서강대와 달리 2교시와 3교시 사이에 1시간 점심시간(12:30~13:30)이 있어서 꼭 점심시간을 시간표에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점입니다. 다만 모든 조치대학 학생들이 그 1시간동안 점심을 먹기 때문에 학내 식당은 늘 만원이었고(학식을 먹기 위해 25분 정도를 기다릴 때도 있었습니다), 3교시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학교 밖에 나가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져서 곤란했던 기억이 있네요.

이제 아래에서 제가 조치대학에서 수강했던 수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Intensive Japanese 4 (8학점)

일본어의 경우 Intensive(집중) 코스가 있고 일반 코스가 있습니다. Intensive 코스의 경우 일반 코스 2개를 한 학기에 듣는 과정인데요, 때문에 학점 수가 일반 코스의 2배인 8학점입니다. Intensive 코스를 들을지 일반 코스를 들을지는 각자가 학기 초에 일본어 배치고사를 볼 때 결정합니다. 저는 일본어를 많이 공부하고 싶어서 Intensive 코스를 수강했습니다. Intensive Japanese 4는 외국인 대상 일본어 집중반 중 제일 높은 반이었습니다. (일반반의 Advanced Japanese I, II에 해당)

아무래도 월화수목금, 평일 매일 9:15~12:30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까 힘든 점도 많았지만 정말 남은 것이 많은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무엇보다 얻은 것은 인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한 학기동안 매일 얼굴을 마주하니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고 몇 주가 지나자 매일 점심을 함께 먹거나 저녁에 놀러다니거나 하며 무척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국적도 프랑스, 러시아, 중국, 대만, 베트남, 스페인 등 다양했습니다. 아직도 여기서의 친구들과 페이스북 메신저나 위챗 등을 통해 교류하고 있습니다.

수업은 무척 빡셉니다. 매일 1교시는 독해 시간으로 매일 그날 학습 내용의 단어 퀴즈(한자 읽기, 뜻 쓰기)를 준비해야 하고 수업이 끝난 후에는 숙제로 본문에 나온 문법을 이용하여 작문하고 본문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일본어로 기술하여 제출해야 했습니다. 교수님 중에서 와타나베渡邊 선생님이 있었는데 정말 친근하고 일본어도 잘하셔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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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반부까지 쓰는 중상급 일본어 교재, 이 때까진 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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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아파오는 상급 일본어 교재

한자 시간은 매주 2번 있었는데 매 수업시간 자기가 소개할 한자를 지정받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고 읽는 법을 알려주며 해당 단어에 대한 예문을 작성해야 했습니다. 또한 퀴즈나 시험이 정말 자주 있는데 教와 敎의 차이같은(아시겠나요!) 미묘한 차이도 교수님께서 잡아내어 칼같이 틀리게 채점하셨습니다… 저는 한국 한자를 먼저 배워 가서 약간 헷갈리는 점이 있었는데 그래도 수업 덕분에 일본 신자체(新字体)와 한국 정자체의 사소한 차이는 이제 거의 정복한 것 같습니다.

구두표현 시간은 매주 2번 공적인 상황과 일상생활에서의 일본어를 모두 배우는 시간인데요, 개인적으로 제일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자신의 고향 소개하기와 같은 간단한 주제부터 상대가 모르는 스포츠의 규칙 소개까지 화제가 점점 어려워졌고 특히 마지막에 경어 표현을 배우는데 우리나라로 직역하면 “정말 낯뜨거운 부탁입니다만, 과제를 내일까지 제출하게 하심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とても厚かましいお願いですが、課題を明日まで提出させていただけませんか。”와 같은 표현이 입에 붙기까지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한 사자성어四字熟語나 속담ことわざ(돌 위에서도 3년石の上にも三年이라는 속담의 뜻을 아시겠나요…)도 어려웠는데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어느 정도의 레벨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문 시간이 제일 재미있었는데 한 학기동안 일본어로 하나의 이야기를 쓰는 한편 앙케이트 분석, 논설문 등의 공적인 글을 쓰는 법도 많이 배웠습니다. 개인적으로 1주일에 1회밖에 안되는 것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성함이 노구치野口 선생님이셨는데 열정이 대단하셨고 선생님과 마지막 시간엔 아쉬워서 페이스북 친구까지 되었습니다.

비록 매일 아침 9시 15분까지 학교에 가는 것이 힘들었고 가끔 지각하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제 일본 생활 중 큰 부분을 차지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일본어 실력이 오름은 물론 친구들과 엄청 정이 들었습니다. 신년에는 같이 메이지 신궁에 종 치는 것을 보러 가기도 했고 종강 후에는 미국 친구의 집에서 파티도 하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인텐시브 과정이라고 해서 꼭 너무 힘들거나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

이산수학 (離散数学; 2학점)

일본에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 이유 중 하나로 이 수업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과목 이름에 흥미가 생겨서 듣게 되었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시부야澁谷 교수님에게 완전히 빠져버렸습니다. 정말 잘 가르치시고 멋있으시고 잘생기시고 자상하시고…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일본어가 부정확해도 웃으면서 답해주셨고, 이메일도 성의있게 답변해주셨고 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수업 내용은 간단히 점화식(차분방정식)이나 페아노 공리계, 그래프 이론, 트리 등이었는데 덕분에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4000% 올랐습니다. 귀국한 지금 제일 그리운 강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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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수학 공부

상미분방정식 (常微分方程式; 2학점)

제 조치대학 담당 학과교수님 나카스지 선생님께서 개설하신 강의입니다. 학기 시작 때 교수님과 함께 면담할 기회를 가졌는데 이때 추천해주셨기에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3~4학년 대상 강의였던 만큼 생각보다 어려워서 함수의 각점수렴各点収束과 일양수렴一様収束부터 시작하여 립시츠 조건リプシッツ条件, Picard의 축차근사법ピカールの逐次近似法, 론스키안ロンスキアン 등 대체로 새로운 내용을 배웠습니다.

그래도 설명도 잘 해 주시고 지속적으로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는지 피드백을 해 주셔서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도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수학 용어도 한국에서 고등학교 때 사용하던 용어와 거의 똑같았고 어순도 다르지 않아서 공부할 때 한국 책을 보는 것처럼 불편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미분방정식의 기초 (微分方程式の基礎; 2학점)

상미분방정식에서는 고급 미분방정식을 다뤘지만 여기에서는 간단한 미분방정식의 풀이법에 집중하였습니다. 𝑑𝑦/𝑑𝑥 = 𝑒𝑥 와 같은 간단한 미분방정식부터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𝑑2𝑦/𝑑𝑥^2 − 𝑝(𝑥) 𝑑𝑦/𝑑𝑥 − 𝑞(𝑥)𝑦 = 𝑟(𝑥)와 같은 2차 선형 미분방정식까지 다룰 기초 미분방정식은 전부 다룬 것 같습니다. 조치대학의 제일 최신 건물인 6호관의 대형 강의실에서 수업을 했는데 생각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잘 안 듣고 떠들어서 집중이 어려웠긴 했습니다. 유독 이 수업이 심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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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omi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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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만화연구회 크리스마스 파티

추천하고 싶은 동아리나 교환학생 프로그램

일본 대학은 우리나라 대학보다 동아리 활동이 매우 활발합니다. 학교 내에 다양한 운동부가 있어서 테니스나 라켓볼, 수영, 가라테 등 다양한 운동 활동을 연습하는데요, 제가 처음에 입부하고자 했던 수영부는 1주에 24시간 연습이 의무일 만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학교에 수영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있는데 이를 십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운동부를 제외하고도 합창부, 오케스트라 등 음악 동아리나 학술 및 봉사, 종교 동아리도 많았습니다. 이때 대다수의 부원은 일본인인데요, 수업에서는 아무래도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과 함께 직접 교류하고 싶으시다면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저는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조치만화연구회上智映画研究会라고 하는 동아리에 들어갔는데요, 매주 금요일 밤에 열리는 정례회定例会에서 동아리 사람들과 모여서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림도 함께 그려볼 수 있었으며, 평소에도 동아리방에서 비치된 Wii U나 PS3 등을 이용하여 게임을 하기도 하고 보드게임도 즐기면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남을 때는 라멘집 탐방을 다니기도 하거나 노래방도 함께 가서 노래부르기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때는 모두 정장을 입고 서로 선물을 교환하는 파티를 하기도 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본에서의 생활 중 하나였습니다.

이렇게 일본인 학생이 주로 활동하는 동아리를 제외하고도 조치대에는 다양한 교환학생 대상 동아리들이 있는데요, 일본어가 약간 불편하다라고 생각이 드시다면 이쪽에서 활동하셔도 재미있게 활동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Socomi라고 하는 동아리에서 잠깐 활동하였는데 대부분 학생들이 영어를 잘 했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서 일본 문화를 체험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제 경우 학교에서 지정해 준 서포터의 추천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조치대에서는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언어교육 아르바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신청 기간을 놓쳐서 신청하지 못했는데 시급도 꽤 높고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조치대 학생들과 언어교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흥미 있으시면 관련 정보를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문화적 차이와 향후 파견 학생들을 위한 팁

일본은 워낙 가까운 나라라서 대체적으로 우리나라와 문화가 비슷하고 문화가 다른 점이 있더라도 대부분 한국인들은 상식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는 한국인이 처음 일본에 가서 실수하기 쉬운 점을 몇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일본에서의 존댓말/반말의 구분은 한국에서의 존댓말/반말의 구분과 무척 달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존댓말을 하고 어린 사람에게는 반말을 하는 방식인데요, 일본에서는 나와 친하다면 반말, 친하지 않다면 존댓말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어리더라도 말을 먼저 놓거나 하는 일이 없었고,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반말을 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의 경어 사용은 한국어의 경어보다 무척 복잡하고 일본인조차 전문적인 경어는 공부해야 할 정도로 어려우므로 お~になる, させていただく, 致す 등의 기본적인 경어는 꼭 숙지하고 가시면 많이 편할 것 같습니다. (사실 발음에서 대체로 외국인임이 드러나기에 다소 틀려도 많이 이해해주긴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인이 말을 정중하게 하면 더 정중하게 들리고, 가볍게 말하면 더 가볍게 들리는 것 같습니다. 한국으로 온 일본인이 욕을 섞어 가며 말하면 한국인이 보기에 어떤 느낌일지 생각하면 바로 감이 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끼리는 물론 편하게 말해도 좋지만, 선생님이나 공적인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정중한 표현을 연습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는 전철에서 통화를 하거나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이 무척 실례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철에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외국인이었고 그러한 외국인에 대해 그다지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는 만큼 전철에서는 이야기를 삼가고 급하다면 작은 소리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 밥을 먹을 때 그릇을 들고 먹는다거나 하는 경우는 이미 잘 아실 것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느낀 점, 배운 점

저는 이번에 조치대로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일본에 무척 많이 여행 목적으로 방문하였는데요, 그렇지만 역시 여행과 생활은 달랐습니다. 여행 중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섬세한 문화적 차이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었고, 다양한 문화에 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 뉴스를 통해 본 일본과 일본인에게 듣는 일본은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달랐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대부분의 일본인이 아베 수상을 지지하기에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일본인은 아베는 지지하지만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고 우리나라 뉴스에서 부각되는 우익들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일본어 어학수업에서 만난 친구들과 문화 교류를 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의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당연했던 것이 다른 문화의 사람들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4년간의 대학 생활동안 한 학기 정도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해보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과목 이수 계획은 졸업이 늦어지는 것을 피하려면 꼭꼭 철저히 해 두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