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진
Sojin Park
Frontend Dev

여유를 찾는 것은
2018. 3. 12.

벌써 새 <날적이>를 작성한 지 9개월 가량이 지났다. 지난 7월에 작성한 것이 최근이니 정말이지 그동안 쓰지 못했던 것이다. 내 게으름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지난 가을학기 이래로 마음 편히 쉰 날이 없을 정도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던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가을학기. 처음으로 최대 학점인 22학점을 꽉 채웠는데 무척 힘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또 수업이 있었고 그 수업이 끝나면 과제와 복습이 있었다. 그나마 비는 시간에는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 활동을 하거나 애드리랑에서 진행하는 교육봉사를 하거나 MSP 에반젤리즘을 진행하거나 했다. 만약 벨라르미노 학사에 살지 않았다면 매일 아침 7시에 일어나 저녁 12시에 자는 생활을 이어가야 했을 것이다. 벨라르미노 학사에 살 때에도, 학기말에 이르러서는 깊은 회의감이 들었었으니, 개인적으로 돌이키기에 얻은 것보단 잃은 것이 많지 않았나 생각한다.

무작정 일을 잔뜩 벌여 놓고 보니, 그 뒷처리가 무척 힘들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처음에는 의욕에 차서 학업과 근로, 봉사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우선 그 세 가지에 치여서 결국 사람들과의 내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가을학기가 되어서 친해진 사람도 따지고 보면 5명 안팎이다. 학회에서도, 동아리에서도 많은 사람들과 만났지만 정작 친해진 사람은 조금인 것이다. 또한 학점도 큰 폭은 아니었지만 떨어졌다.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가을학기가 끝난지 3달하고 조금 더 된 지금, 가을학기 때 배운 것을 떠올리라고 하면 선형대수학의 지식 몇 개를 제외하면 잘 떠오르지 않는다. 깊이 있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 지난 학기에 대해 회의감이 드는 이유이다.

겨울방학때도, 3개에 이르는 공모전에 나갔을 뿐더러 여행을 세 번이나 가는 바람에 집에서 조용히 쉴 타이밍을 놓쳤다. 원래 적당히 쉬어 줘야 다음 학기에 더 스퍼트를 낼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D2 캠퍼스 페스트와 해커톤 2번을 하는 동안 결과는 좋았지만 점점 마음은 지쳐 갔다. 여행도 쉴 틈 없이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정리할 시간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바쁘게 살아왔는가?

더 문제인 점은 이번 학기에도 저번 학기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점이다. 학업적인 면에서 보았을 때 지난 학기보다 숨을 고를 시간이 많을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실험 과목이 하나 늘어났을 뿐더러 팀 프로젝트 수업까지 합쳐졌기 때문이다. 교육봉사 동아리 애드리랑에서는 새롭게 회장직을 맡았고 여러 일을 주선해야만 한다.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3개에 이르는 동아리 활동 모두를 열심히 할 자신은 없다. 이래도 괜찮은 것일까?

선택과 집중. 현재의 나에게 이보다 중요한 말은 없다. 하는 것을 줄이고, 하는 것에 있어서는 더 깊은 공부를 해야만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휴식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는 과연 필요없는 것들을 쳐내고 필요한 것들만 할 수 있을까? 우유부단한 내 성격에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한 번 노력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