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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jin Park
Frontend Dev

동경하게 되는 사람들
2018. 10. 14.

지난 금요일은 회사에서 동경했고 또 사람 대 사람으로서 좋아하던 선임자가 떠난 날이었다. 떠나는 이유가 사내 문제가 아닌 병역 문제였기에 무척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업무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지난 회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었기에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내일 아침 그 사람의 자리에 아무것도 없는 상상이 잘 가지 않을 정도로.

7월, 회사에 들어오기 전 나는 협업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회사 코드 저장소에 갖추어져 전해 내려오던 유산과 관습에 도전했다. 토론의 형식을 갖추긴 했으나 사내 사람들이 작성한 코드를 평가하고 재단하는 느낌이 강했다. 아마 왠지 모를 조금의 엘리트주의가 있었던 것 같다. 만 20세라는 어린 나이에 회사에 들어왔기 때문일까?

내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에 그 사람은 시간을 들여 답해 주었다. 왜 이것은 이렇게 만들어져 있었는지, 왜 이 구조가 더 효율적이었는지, 왜 이 관습이 생긴 것인지. 알지 못했던 것이 이해되면서 내게 비합리적이었던 코드와 문화가 점점 합리적인 것으로 이해되어 갔다. 기존에 합리적이었던 것들도 더욱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진정한 협업이란 무엇인지 맛볼 수 있었다.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투명성, 자유가 왜 중요한 것인지, 의사 결정을 어떻게 돕는지 체감했다. 내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3개월하고 2주간 함께 일하며 정말 많이 배운 사람. 마지막 순간에는 여느때처럼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아 있다. 6개월이나 1년 뒤에 다시 와 달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했는데 사실은 진담임을 알아 주셨을까. 앞으로도 함께 일했으면 했는데.


회사를 다니는 이유에는 일의 재미도 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지도 무시할 수 없다. 되고 싶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일이 재미있어도 싫증나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첫 회사에서 이렇게 닮고 싶은 멋진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축복이다. 매일 부대끼고 지내면서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업무적으로든, 인간적으로든, 닮아가기 위해서.

나는 내가 동경하는 사람처럼 될 수 있을까? 언젠가 다른 사람이 닮고 싶어지는 사람이 될까?

지난날의 아쉬웠던 시간들이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