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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jin Park
Frontend Dev

공작나방과 매수
2016. 6. 8.

서강대학교 읽기와쓰기 5기로 제출했던 독후감이다. 짧은 시간동안 작성했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


헤르만 헤세의 <공작나방>에서는 한 소년의 어린 시절의 일화를 그리고 있다. 그 일화는 자신이 미워하던 친구가 그토록 원하던 공작나방을 채집하는 데에 성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소년은 친구가 채집한 나방을 결국 훔치고 죄책감에 못 이겨 돌려주는데, 이 과정에서 나방을 훼손시키고 만다. 이를 고백하자 친구는 경멸스런 눈초리로 소년을 바라본다.

보르헤스의 <매수>에서는 두 교수 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윈드롭 박사는 학과장의 요청에 따라 독일어권 학술대회에 나가는 교수 한 명을 선정해야 했다. 후보는 에릭 아이너슨과 다른 한 교수였다. 선정하기 전, 에릭 아이너슨은 윈드롭 박사의 교육 철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논문을 냈다. 그리고 윈드롭 박사는 자신이 공정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에릭 아이너슨 교수를 독일어권 학술대회에 나가는 교수로 선정한다.

이 두 소설에서 우리는 도덕성의 참모습에 대해 고민해보게 된다. <공작나방>에서 소년은 잘못을 저질렀다. 그렇지만 그 후 자신의 양심에 따라 죄를 고백했고, 알맞은 도덕적 지탄을 받았다. 반면 <매수>에서 윈드롭 박사는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의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위선적인 결정을 하였다. 자신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에릭 아이너슨을 선정하는 것에 마음이 기울었던 것이다. 과연 삶의 방식에 있어서 진실한 부도덕성이 올바를까, 아니면 위선적인 도덕성이 올바를까?

사람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아닌, ‘나’처럼 행동할 때 비로소 가치가 높아진다. 삶에 있어서 나의 마음으로부터의 소리를 따르는 것은 강조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았을 때, 위선적인 도덕성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적인 소리를 듣는 것에 실패한다. 반면, 외부의 소리에 집중하여 ‘다른 사람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데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따라서 위선적인 도덕성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면, 진실한 부도덕성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적인 부름에 이끌려 결정을 한다. 도덕적인 지탄을 감수할지는 몰라도, 자신이 자신대로 살아가는 것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진실한 선택은 자신의 가치를 높인다.

또한 사람은 양심적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있어서는 조금 틀릴지는 몰라도, 자신의 신념에 따라 자신이 올바르다고 믿는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위선적인 도덕성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가 아닌, 사회적인 분위기에만 이끌려 선택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모두 사회적인 분위기에만 이끌려 자신의 양심과 일치하지 않는 선택을 계속하게 되는 것은 곧 사회의 전체주의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면에서 보았을 때, 사회적인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공작나방>에서 소년이 보여줬던 행동은 자신의 신념에 맞는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올바르다. 반면 <매수>에서 윈드롭 박사가 보여주는 행동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행동했다는 점에서 올바르지 않다.

이와 같이, 진실한 부도덕성은 진정한 나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과 자신의 양심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 위선적인 도덕성에 비해 올바르다. 여기서 진실한 부도덕성이란 부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뜻은 아니다. 부도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세상과 진실하게 소통하여 자신의 잘못된 점을 숨김 없이 드러내고, 앞으로 다시 그런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또, 자신의 신념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도덕적으로 보이기 위해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진실한 행동을 하면서 도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데에는 나처럼 사는 것, 진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