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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jin Park
Frontend Dev

겨울
2013. 11. 10.

날씨가 추워졌다. 공기가 차가워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낙엽도 많이 떨어져서 점점 길에 쌓인다. 무심코 얇은 바람막이만 위에 걸치고 외출했더니 온몸이 덜덜 떨린다. 손도 얼어 버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름 따뜻했었는데, 이제 정말 본격적인 겨울이 오나 보다. 내일은 영하까지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꽤 두텁게 입고 다녀야 할 듯 하다.

사계절이 있다는 것은 좋은 걸까? 별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기후는, 좋게 말해야 사계절이지 결국 적도와 시베리아를 넘나드는 기후 아닌가. 여름에는 마치 열대 우림에 있는 듯한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고, 겨울에는 뼈를 깎는 듯한 추위가 몸을 스친다. 그나마 가장 쾌적하고 언젠가부터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된 봄가을은 기껏해야 한 달, 길어야 두 달정도밖에 가지 않는다. 북미 서부의 밴쿠버나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날씨를 우리나라가 가진다면 좋을 텐데. 부러워라.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얼른 추워진 날씨에 적응하는 게 상책이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미용사 분 말로는 '조금 변화를 줬다' 라는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몇 년 만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양쪽 눈썹 모두와 이마 아랫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여름에도 이렇게 짧게 자르지는 않았는데. 마치 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남성의 머리를 보는 듯 하다. 괜히 기분이 나빠진다. 이것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하고 무심코 생각해 버리고 만다.

요즘 부쩍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일이 많아졌다. 모든 것이 귀찮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자주 든다. 예전이라면 자진해서라도 했었을 일도, 이젠 귀찮다. 소설 <빙과>에 나오는 오레키 호타로처럼, 그냥 에너지 절약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에너지를 절약할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게 문제지만.